STX조선해양
디자인 혁신으로 시장 선도
엔진-부품도 수직계열화
가격이 10억1300만 유로(약 1조8200억 원)인 오아시스호 인도를 계기로 STX조선해양은 세계 최고 수준의 크루즈선 건조 능력을 보여줬다. 실제로 현재 건조됐거나 건조 중인 크루즈선 가운데 크기를 기준으로 1∼14위가 모두 STX조선해양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이 밖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1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0만 t급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VLOC)을 잇달아 수주하면서 국내 조선산업의 수주 물꼬를 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상선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는 가운데 STX조선해양은 독창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해상 시험선과 준설선, 매립선 등 특수선 시장에서 좋은 수주 실적을 거뒀다.
STX조선해양은 선박용 블록과 엔진, 기타 부품, 건조로 이어지는 탄탄한 수직 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예컨대 STX조선해양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이 각각 2003년과 2005년 지식경제부의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데 이어 STX엔파코의 터보차저, 크랭크샤프트, 카고 오일펌프 등 조선부품도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다. STX엔진의 선박용 중속 디젤엔진과 STX중공업의 선박용 대형 디젤엔진도 각각 2004년과 2006년 세계일류상품에 뽑혔다.
한국과 중국, 유럽 현지를 잇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올 초 STX조선해양과 STX유럽이 쇄빙 셔틀 LNG선과 쇄빙 컨테이너선의 선형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STX그룹은 올해 기술개발 투자를 작년보다 300% 이상 늘려 에너지와 건설, 플랜트 부문의 역량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들 3대 산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