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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자기소개서 만들기]中企영업직 희망하는 L 씨의 자기소개서

입력 | 2010-04-01 03:00:00

‘집착’ ‘빈틈’ 같은 부정적 느낌주는 단어 피해야




이번 주 동아경제 ‘A+ 자기소개서 만들기’의 주인공은 음향기기 제조전문 중소기업 영업직에 지원한 L 씨다. 취업포털 커리어 경력개발연구소 고진선 컨설턴트가 자기소개서가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을 중심으로 조언했다.저의 고등학교 시절 별명은 ‘찍스’입니다. 남녀공학을 다니면서 좋아한 여자아이를 1년 동안 쫓아다녀 생긴 별명입니다. 결국 그 여자아이와 교제를 하게 됐고 친구들은 한 번 찍으면 끝까지 베고 마는 성격을 보고 ‘끈질긴 성격에 어디 가서 굶어 죽진 안을 것’이라고 합니다. 대인관계에서는 ‘삼인행이면 필유아사’를 생활신조로 삼고 있습니다.

저의 장점은 도전정신입니다. 저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성격보다는 오히려 그 상황을 잘 극복하고 헤쳐 나가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우연히 친구들과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갔을 때 에베레스트 산행을 결심했습니다. 사전 준비 없이 간 길이라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표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비록 정상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등반 과정에서 끈기를 배웠고 정상에 올라서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의 단점은 집착입니다. 한 번은 친구들과 당구 게임에서 저의 집착 때문에 경기가 장시간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입사를 하게 된다면 저의 집착을 경쟁사와 멋진 승부를 펼치는 승부 근성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4학년 1학기 정보보안이라는 과목에서 Bluetooth나 Zigbee와 같은 무선 접속 장치로 가정에서 최첨단 Home Networking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배웠는데 놀랍고도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이때 ‘Zigbee를 이용한 무선통신’이라는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경험은 모든 첨단시스템의 핵심 요소인 첨단 전자부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100년이 지나도 영업만큼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빈틈도 보이고 가끔 실수도 하는 인간을 대할 때 더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세상에 많은 업무들이 있지만 저에게 적합한 업무는 단 하나, 영업이라고 생각해 지원합니다. 비록 지금은 세계 최고가 아니지만 1등을 향해 발전하고 있는 ○○전자에서 저의 꿈을 같이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 채용전문가의 조언


L 씨는 음향기기를 만드는 회사의 영업직에 지원했다. 그런데 본인이 왜 영업에 적합한 인재인지는 자기소개서에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또 자기소개서 원본을 보면 회사 측이 제시한 양식을 변형했는데, 이는 본인이 할 말이 많은 항목은 늘려 쓰고 자신 없는 항목은 짧게 썼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좋지 않다. 회사가 ‘성장과정’과 ‘학교생활·경력’ 비중을 크게 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가 이를 주목한다는 뜻이므로 지정된 양식은 준수하는 것이 좋다. 그 안에서 본인이 언급한 ‘에베레스트 등반’이나 ‘무선통신 프로젝트’ 에피소드를 좀 더 강조해 보길 권한다.

회사가 주목하는 ‘학교생활·경력’ 부문에서 L 씨는 대졸 신입이므로 관련 경력이 없는 게 고민이 될 수 있다. 만약 지원 업무가 전공과 관련 있는 경우라면 전공을 중심으로 작성하면 된다. L 씨처럼 전혀 관련이 없는 경우라면 학교생활 중 지원 직무와 관련이 있고 도움이 될 법한 경험들을 찾아 작성해야 한다. 다만, 지원 분야와 전공이 같더라도 자신의 지식을 너무 전문적인 뉘앙스로 쓰는 것은 좋지 않다. 회사의 인사 담당자들은 이미 지원자보다 더 뛰어난 해당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지원직에 맞는 내용 구성, 분량 준수 외에도 자기소개서에서 맞춤법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현재 L 씨의 자기소개서에서는 맞춤법이 틀리고 문맥이 어색한 부분이 여럿 눈에 띈다. 이러한 자기소개서는 성의 없는 구직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자기소개서는 반드시 여러 번 읽고 수정해 맞춤법, 오탈자, 문장호응 등을 확실히 해야 한다. 또 내용이 바뀌는 부분에서는 단락을 구분해야 깔끔하다.

참고로 지원 회사에 대해 ‘지금은 세계 최고가 아니지만’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보다는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달려가는’ 정도로 표현하길 권한다. ‘굶어 죽진 않을 것’ ‘집착’ ‘빈틈’ ‘실수’ 같은 표현도 부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으니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동아경제 취업&창업에서는 취업포털 커리어와 함께 채용전문가가 구직자의 자기소개서에 대해 조언하는 ‘A+ 자기소개서 만들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원하는 구직자는 imsun@donga.com이나 donga@career.co.kr로 본인의 이력서와 A4 용지 1장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보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