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스포츠동아DB
“다승도, 탈삼진도 아니다. 올해는 방어율이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23)의 당찬 새 시즌 포부. 3년 만의 방어율 2점대 복귀다. ‘꿈의 승수’인 20승이나 네 번째 탈삼진 타이틀은 뒤로 미뤘다. 실점을 최소화하고 투구이닝을 늘려 팀에 공헌하겠다는 각오다.
류현진은 데뷔 첫 해인 2006년에 방어율 2.23(18승), 2년째인 2007년에 방어율 2.94(17승)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에는 연속 3점대였다. 당연한 결과로 방어율과 승수가 반비례하는 경향도 보였다. 방어율 3.31을 기록한 2008년에는 14승, 3.57을 기록한 2009년에는 13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으니 말이다.
사실 2점대 방어율은 쉬운 목표가 아니다. 매 경기 7∼8이닝을 던지면서 2∼3실점 이내로 막아내야 가능하다. 탈삼진왕에 대한 욕심을 버린 것도 의외다. 류현진은 네 시즌 중 세 번이나 탈삼진 1위에 오른 국가대표 ‘닥터 K’다. 2008년에만 SK 김광현에 밀려 타이틀을 놓쳤을 뿐이다.
하지만 올해는 팀을 위해 ‘방어율’을 택했다. 삼진에 욕심을 부리다 투구수를 늘리기보다는 힘을 빼고 범타를 유도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속내다.
올해 유난히 투타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팀 상황을 고려하면, 에이스가 등판할 때 꼭 이기면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김태균 없는 타선을 생각해서라도, 팀이 2점을 뽑을 때 1실점, 3점을 뽑을 때 2실점으로 막아내겠다는 결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막중한 책임감과 관련 있는 목표인 셈이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