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스포츠동아DB.
LG 박종훈 감독은 개막전에서 기분좋은 역전승으로 첫승을 거뒀지만 이후 2연패했다. 비록 3경기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 팀의 장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물론 계산하지 않았던 문제도 발생했고, 예상보다 좋은 부분도 발견됐다.
계산하지 않았던 문제 중 하나는 지난해 타격왕 박용택(사진)의 부진한 출발이다. 3경기 12연타석 무안타. 테이블세터로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거나, 중심타선에 배치돼 득점생산을 배가해야할 중심인물의 부진은 곧바로 타선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박용택은 31일 SK전이 취소되자 실내 훈련장에서 타격훈련을 했다. 얼굴을 마주치자마자 그는 무슨 얘기가 나올지 알아차린 듯 먼저 “아직 2게임은 더 못 쳐야한다. 괜찮다. 바닥까지 내려가야 승부욕이 더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웃었다.
박 감독은 그러면서 “어제 야간경기가 끝난 뒤에 박용택은 밤 12시가 넘어서 집에 가더라. 혼자 남아 방망이를 돌렸다. 오늘도 오전 일찍 야구장에 나와 훈련했다. 정말 열심히 하고 정신적으로 아주 강한 선수”라며 기특해했다.
다만 완벽주의에 가까운 그의 성격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깨끗하지 못한 타격왕이라는 강박관념에 본인이 올해는 더 완벽해져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내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밤늦도록 방망이와 씨름하는 박용택. 그가 과연 언제 시동을 걸 수 있을까.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