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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본보기자 ‘감압체임버’ 써보니

입력 | 2010-04-01 03:00:00

수심 10m 2기압에도 어지럽고 고막 터질듯
고농도 산소 흡입하고 압력조절 안정 되찾아




 본보 임재영 기자(오른쪽)가 31일 제주시 아라동 제주의료원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잠수병을 치료하는 장비인 감압체임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 제주의료원

31일 오후 4시, 제주시 아라동 제주의료원 고압산소치료센터. 국내 병원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잠수병 치료 기기를 갖춘 이곳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감압(減壓) 체임버’로 불리는 치료실이었다. 7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체임버에는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통신 시설과 습도 온도 수심 등을 측정하는 장비, 화재진압장비 등이 설치돼 있었다.

치료실에서 간단한 내부설명을 들은 뒤 곧바로 문이 닫혔다. 잠시 후 “슈” 하는 소리와 함께 치료실 내 기압이 높아졌다. 수심 10m에 해당하는 2기압에 올라가기까지 수시로 코를 잡고 귀로 공기를 전달하는 ‘펌핑’을 했다. 펌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고막이 터지고 일시적으로 어지러워진다. 실내가 후끈할 정도로 더워졌다. 목표 수치에 도달하자 체임버 운영자의 도움을 받아 산소마스크를 썼다. 고농도 산소를 공급해 몸속에 있는 질소를 빼내는 과정이다.

감압 체임버 제조업체인 오투메디컬 최세영 사장은 “감압 체임버는 내부에 압축된 공기를 주입해 잠수요원이 잠수했을 때와 비슷한 압력의 공기를 흡입할 수 있도록 천천히 압력을 조절하는 장치”라며 “체내에 남아있던 질소가 천천히 체외로 빠져나가도록 하는 역할을 해 갑자기 수면으로 올라와 겪을 수 있는 잠수병을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잠수병은 잠수를 할 때 체내에 생기는 질소가 원인이다. 질소는 피부발진, 근육통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심장마비, 호흡곤란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 치료실에서 공급받은 산소는 체내에 남아있는 질소를 쪼개서 호흡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오게 만든다. 정상기압으로 되돌아오면서 온도가 다시 낮아져 서늘해졌다. 40여 분 만에 치료실 밖으로 나오는 순간 몸이 다소 가뿐한 느낌이었다. 해녀와 스쿠버다이버 등은 2∼4기압에서 2시간가량 치료를 받는다. 치료를 위해 수심 50m에 해당하는 6기압까지 올릴 수 있다.

홍삼남 제주의료원 진료부장은 “감압 체임버를 이용하면 바닷속에서 잠수한 것과 마찬가지 상태가 되기 때문에 12시간에서 최대 24시간 이내 잠수를 하지 말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