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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동아일보 90주년]“삶에 만족한다” 62.2 → 59.5 → 71.3%… ‘긍정 코리아’ 회복

입력 | 2010-04-01 03:00:00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 여론조사

“한국인인게 자랑스럽다” 국민 10명중 9명 응답
“다문화 이웃 좋다” 70.4%
“나는 보수” 15.9%P 줄어




지난 20년 동안 한국인이 느끼는 행복도와 삶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에 의뢰해 12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삶과 가치변화’를 조사해 3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조사는 1980년부터 5년마다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라는 이름으로 세계 80여 개국에서 동일한 설문문항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한국은 1990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동일한 항목의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인의 의식과 한국사회가 20년 동안 겪은 변화를 추적한 것은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어느 정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9.7%가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1990년 같은 조사에서 행복에 대한 긍정적 답변은 75.9%였다.

‘요즈음 삶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71.3%로 1990년의 62.2%보다 크게 상승했다. 최근 경제위기와 청년층의 구직난, 강력범죄 급증 등으로 사회 곳곳에서 ‘갈수록 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번 조사 결과 한국인들은 전반적으로 삶에 낙관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국가에 대한 자부심도 높아져 ‘한국인인 것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90.7%가 ‘자랑스럽다’ 또는 ‘자랑스러운 편이다’라고 대답했다. 1990년의 82.4%, 2000년의 80.8%와 비교하면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인식 역시 상승해 ‘자신을 세계의 시민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3.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는 2005년의 80.2%에 비해 3.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 설문 항목은 2005년 조사부터 포함됐다.

최근 국제결혼가족,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가 늘어나는 등 다문화 사회로 가는 현실을 반영하듯 ‘다른 인종인 사람을 이웃으로 삼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70.4%로 1990년의 57.6%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이웃으로 살고 싶다’는 답변 역시 72.6%로 2005년의 67.9%보다 늘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자와는 ‘이웃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여전히 40.6%나 됐다.

이념적으로 자신이 ‘진보(매우 진보, 다소 진보)’에 속한다는 응답은 1990년 12.5%에서 2010년에는 33.6%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보수(매우 보수, 다소 보수)’라는 응답은 46.2%에서 30.3%로 급감했다. ‘중도’라는 응답 역시 20년 전의 41.2%에서 36.1%로 줄었다.

이에 대해 세종대 이남영 교수(정치학)는 “올해 조사에선 현재의 보수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수-진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념성향 역시 왔다 갔다 하는 ‘스윙(swing) 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진보 중도 보수가 균형을 이룬 안정된 구도라는 것이다.

‘내일 총선이 실시되면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의 응답은 한나라당(35.1%), 민주당(26.2%), 민주노동당(5.3%), 자유선진당(3.2%), 진보신당(2.1%) 순(기타 28.1%)이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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