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무성에 가시어 현악에 맞추어 노래 부르는 소리를 들으셨다.夫子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닭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느냐?”
‘割鷄에 焉用牛刀리오’는 줄여서 牛刀割鷄라 하며, 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 큰 도구는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또 割鷄라고 하면 작은 재능을 시험해 보는 일로, 흔히 작은 고을을 다스리는 일을 말한다. 옛날의 어떤 지방관은 집무 기록을 모아 ‘割鷄錄’을 엮기도 했다. 焉은 의문사인데, 여기서는 反語의 표현법이다.
어느 날 공자는 문인들을 데리고 제자 子游(자유)가 맡아 다스리는 武城으로 갔다. 之는 ‘가다’라는 뜻의 동사다. 武城은 노나라의 한 마을이다. 子游는 춘추시대 吳나라 사람으로 성은 言, 이름은 偃인데, 魯나라에 벼슬하여 무성의 수령이 되어 있었다. 무성에서 공자는 子游가 백성들에게 禮樂을 가르침으로써 그 작은 마을을 다스리고 있는 사실을 알고는 빙그레 웃었다. 夫子는 ‘선생’인데, 공자를 가리킨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