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게임파티는 ‘한국의 징가’를 꿈꾸는 기업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행사다. 게임기획자 김윤상 씨가 2월 말 자신의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게임 만드는 분들 한번 모여봅시다”라고 얘기하자 자원봉사자들이 생겨났고 100명이 넘는 참석자가 참가 신청을 했다.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후원기업까지 나서자 한 달 만에 소규모 콘퍼런스로 발전했다.
이 행사에는 이미 창업을 한 사람들부터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벤처기업인이 잔뜩 모여 있었다. 이들은 행사 이전만 해도 생면부지였을 뿐만 아니라 같은 분야 종사자라 모두 ‘잠재적 경쟁자’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명함을 나누고 토론을 벌이더니 금세 친해져 후속 모임까지 만들었다.
경쟁자의 성공을 위해 자신들이 진행하는 사업을 소개하고 실패의 위험까지 지적해 주는 사업가들은 이제까지 본 적이 없었다. 이들은 참 독특했다. 최근 한국에서 기업가정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있다. 또 한국 인터넷산업과 온라인게임산업이 구글이나 블리자드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공습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는 평가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이 두렵지 않을까. 기자 옆에 앉아 있던 한 참가자의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왜 한국 사정만 얘기합니까. 요즘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에선 창업 관련 투자가 한창이고 시장도 급속히 커졌습니다. 어차피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는데 우리가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노리면 안 될 이유라도 있습니까.”
머쓱해졌다. 하지만 이런 머쓱함은 몇 번이라도 다시 경험하고 싶었다.
김상훈 산업부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