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프로배구 플레이오프 2차전. 현대 헤르난데스가 공격에 성공하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몸이 좋지 않다. 너무 강행시킨 것 같다.”
헤르난데스를 바라보는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시선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걱정은 기우로 드러났다. 오른쪽 다리 뒷부분 근육에 무리가 왔다던 헤르난데스는 코트에서 펄펄 날아다녔고, 결국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3-0(25-22 25-18 25-23)으로 대한항공을 꺾고, 2연승으로 정규리그 1위 삼성화재가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PO 3차전은 장소를 인천으로 옮겨 3일 열린다.
첫 세트부터 선발 라이트 공격수 헤르난데스의 활약은 빛났다.
팽팽한 랠리에서 날카로운 오픈 공격으로 상대 범실을 유도했고, 11-8 리드할 때는 대한항공 용병 레안드로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저지해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왔다. 현대캐피탈은 21-20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헤르난데스가 퀵 오픈을 성공시킨데 이어 레안드로의 오픈 공격을 또다시 블로킹으로 막아 위기를 벗어났다.
2세트 초반 0-3으로 뒤질 때 헤르난데스는 시원한 오픈 공격 2개를 연달아 휩쓸며 추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현대캐피탈이 6-6에서 첫 역전을 만든 것도 헤르난데스의 백어택이 터진 때문이었다. 11-9에서 대각선 공격으로 점수차를 벌린 헤르난데스는 오픈 공격과 백어택을 번갈아가며 시도, 대한항공을 망연자실케 했다.
헤르난데스는 3세트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특유의 공격력을 뽐냈고, 19-19 상황에서 박철우와 교체될 때까지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현대캐피탈이 자랑하는 막강 블로킹도 고비마다 포인트로 연결돼 센터진이 불안했던 대한항공을 더욱 아쉽게 했다.
헤르난데스는 이날 블로킹 2개,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25득점(공격성공률 53.65%)의 만점 플레이를 한 반면 레안드로는 16득점으로 부진했다.
천안|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