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 칼럼니스트 윌리엄 번스타인은 베스트셀러가 된 ‘부의 탄생(The birth of plenty·2004년)’에서 영국 미국 프랑스 등이 부자나라가 된 배경을 분석했다. 그가 밝혀낸 ‘4대(大) 원천’은 과학적 합리성, 재산권 보장, 자본시장, 통신과 수송의 발달이다. 이 네 가지가 한 장소에서 동시에 나타난 것은 1820년경 영국이 처음이다. 프랑스는 관료, 귀족과 중상주의적인 정부의 각종 규제와 통행세 탓에 4대 원천이 제대로 개발되지 못하는 바람에 2등 부자가 됐다.
▷자본주의는 사유재산 제도에 바탕을 두었고 사유재산 제도는 재산권을 통해 유지된다. 소설가 복거일 씨는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라는 책에서 “재산권이 있으면 경제적인 자유뿐 아니라 정치적인 자유도 보장되지만, 재산권이 없으면 궁극적으로 공산주의 사회처럼 가난과 억압, 획일화만 남게 된다”고 진단했다. 1949년 건국한 중국이 60년 만에 세계경제를 선도하는 ‘2강’으로 도약한 데는 국유기업 개혁과 사영기업의 비약적인 발전이 밑거름이 됐다. 국유기업 개혁의 첫걸음은 재산권 인정이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은 경제자유가 높을수록 경제가 발전하고 1인당 소득이 높다고 지적한다. 헤리티지 재단이 1월 발표한 2010년 경제자유지수에서 한국은 작년 40위에서 9계단 상승한 31위(평균 69.9점)였다. 북한은 꼴찌인 179위(평균 1.0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제자유지수는 무역 노동 투자 재산권보호 등 10개 부문을 각 10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데 북한은 8개 부문이 0점, 재산권과 반(反)부패 부문이 5점씩이었다. 하지만 재산권도 ‘토지를 비롯한 재산 대부분이 국가 소유이고 사법부는 독립돼 있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