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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0년만에 관세분야도 ‘주는 나라’로

입력 | 2010-04-02 03:00:00

내년부터 150여 개도국에 최저관세나 특혜관세 부여




한국이 40년 만에 특혜관세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신한다.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24번째 국가로 가입하며 원조국에서 공여국이 된 한국이 관세 분야에서도 주는 나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양국 간 거래에서 적용하는 가장 유리한 조건인 최혜국대우보다 낮은 관세율을 150여 개발도상국에 적용하거나, 아예 이들 국가에 관세를 철폐해 주는 ‘일반특혜관세(GSP)’를 부여하겠다고 1일 밝혔다.

GSP는 개도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할 때 관세 혜택을 줘 개도국의 산업화와 수출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게 목적인 제도로 1971년에 생겼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등 37개국이 운영 중이다.

재정부는 유엔이 정한 49개 세계 최빈국과 ‘개도국 간 특혜관세 혜택 부여원칙(GSTP)’ 44개 회원국 및 이 두 그룹에 속하지 않는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의 빈곤 국가를 중심으로 GSP 대상 국가를 선정할 예정이다. 또 GSP 대상 국가를 늘려나갈 계획이어서 중장기적으로는 150개국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는 GSP 자격을 부여할 구체적인 개도국 수, 품목, 세율 등을 올해 말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을 추구했던 한국도 1990년대까지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이 제도의 도움을 톡톡히 봤다. 한국은 2000년 사실상 GSP 수혜국가에서 벗어난 지 10년 만에 GSP를 부여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GSP 도입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knowledge sharing program) 확대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정부는 GSP와는 별도로 49개 최빈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올해까지 무관세 품목비율을 85%로 늘리고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90%, 95%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쌀을 비롯한 핵심 농산물 같은 민감 품목은 제외하기로 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