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를 고비 때마다 적극적으로 쓴 게 좋은 결과가 됐다.”(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승진이가 있었더라면 함지훈을 제대로 막을 수 있었을 텐데….”(KCC 허재 감독)
지난달 31일 남녀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동시에 열렸다. 임달식 감독은 삼성생명을 꺾은 뒤 22분만 뛰고도 24점을 넣은 하은주를 승리의 주역으로 손꼽았다. 반면 허재 감독은 모비스에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한 뒤 하승진의 공백을 아쉬워했다.
중학교 때 치명적인 무릎 부상으로 운동을 포기하고 일본에 귀화까지 했던 하은주는 무엇보다 재활과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리고 있다. 부상 재발을 막고 근력을 키우려고 매일 4시간 가까이 운동기구와 씨름할 정도. 공을 갖고 하는 운동 시간이 더 적다. 신한은행 입단 후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거든 하은주는 “몇 분을 뛰더라도 최상의 기량을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누나의 이런 태도는 동생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하승진은 정규시즌 중반 허벅지를 다친 뒤 무리하게 출전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탈이 났다. 포스트시즌에는 벤치 신세가 됐다. 최근 상태가 꽤 호전돼 훈련 참가를 시작한 하승진은 “뛸 수 있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래도 허 감독은 “10분을 뛰게 했다가는 열 달을 쉬게 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하은주와 하승진은 지난해 나란히 정상에 오르며 동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또 정상에서 만나자며 손가락을 걸었던 ‘하하 남매’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