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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책]현실 앞에 쓰러진 세 소녀의 아픈 인생

입력 | 2010-04-03 03:00:00

◇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이옥수 지음/292쪽·9500원·비룡소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에 다니는 건 꿈도 못 꾸고 시골에서 농사일을 돕는 17세 소녀 순지, 은영, 정애. 어려서부터 소꿉친구였던 세 명은 서울에 가면 농사일에서도 벗어나고 고등학교에도 다닐 수 있을 것이란 꿈에 부풀어 상경해 전자제품 공장에 취직한다. 하지만 그들 앞에 닥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쥐꼬리만 한 월급을 시골집에 부치고 나면 남는 돈은 없고 전자제품 공장에서 봉제 공장으로 옮겼지만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봉제 공장에 불이 나 은영과 정애는 철창 쳐진 화장실에서 목숨을 잃는다. 이 소설은 홀로 살아남은 순지가 충격으로 말문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와 추억을 회상하는 형식이다. 작가는 청소년 소설에서는 드물게 사회적 이슈를 다루며 아픔을 극복하는 순지의 모습을 통해 결코 꺾이지 않는 10대들의 의지와 용기를 보여 준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