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복에 살지요 엄혜숙 글·배현주 그림/48쪽·1만1000원·애플트리태일즈
부자 영감님의 셋째 딸은 아버지에게 당당히 “내 복에 잘 먹고 잘산다”고 대답해 집에서 쫓겨나지만 훗날 지혜를 발휘해 부자가 되고 가난해진 아버지도 돕는다. 사진 제공 애플트리태일즈
셋째는 산 넘고 물 건너 정처 없이 걷다가 산 속에서 길을 잃었다. 그때 반짝반짝 빛나는 오막살이가 보였다. 셋째는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했고, 숯을 구워 팔아서 늙은 어머니와 살아가는 총각은 셋째를 받아주었다. 오두막에서 하루를 묵은 셋째는 총각과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하루는 셋째가 남편의 일을 도우러 숯가마에 갔더니 이게 웬일인가? 숯가마의 이맛돌(아궁이 위나 앞에 가로로 걸쳐 놓은 긴 돌)이 모두 금덩이였다. 셋째는 남편에게 “이맛돌을 빼서 장에서 팔면 더 잘살게 될 것”이라며 “‘제값만 쳐서 주시오’라고 말하라”고 일렀다.
이 이야기는 평안북도 등에 전해 내려오는 구전설화를 저자가 다듬은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 “옛날 여자들은 아버지나 남편에게 기대어 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다’라는 생각으로 당당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