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10시반 서해 육해공군 ‘A급 경계’전투기 뜨고 속초함 격파사격… 靑 지하벙커서 실시간 체크
천안함이 침몰한 26일 오후 9시 22분부터 27일 오전 1시까지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3시간 반 동안의 정황이 대부분 드러났다.
26일 오후 9시 22분. 천안함은 원인 모를 충돌과 함께 함미가 떨어져 나가면서 침몰하기 시작했다. 이 시간 천안함 남쪽 49km에 있었던 속초함은 소식을 듣고 천안함 쪽으로 북상했다. 사건 발생 소식은 청와대로 곧바로 보고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고 당일 오후 10시부터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회의가 진행됐다.
오후 10시 반경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을 때를 상정해 발령하는 최상위 경계태세를 서해 지역 육해공군에 내렸다. 곧 교전이 일어날 수 있으니 전투태세를 갖추라는 지시였다. 정부와 군은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의 보고와 구조자들의 설명 등을 종합한 결과 북한의 소행일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시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는 이 대통령이 주재한 안보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벙커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한반도 주변 바다와 상공에 떠 있는 속초함을 비롯한 모든 함선과 비행기의 위치가 표시된다고 한다.
27일 0시 25분 북한 전투기 1대가 남하하기 시작했다. MDL 북방 30km까지 내려오면서 초계비행을 했다. 그 상공은 KF-16 전투기 2대가 MDL 남쪽에서 비상 출격해 초계비행을 하고 있던 곳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 3시간 반 정도가 지난 지난달 27일 오전 1시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MDL 쪽으로 내려와 초계비행을 했던 북한 전투기도 돌아갔다. 군 당국은 속초함이 사격을 가한 미확인 물체가 일단 ‘새떼’일 것이라는 잠정적 판단을 내렸다. 안보관계장관회의도 오전 1시에 끝났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