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인양 협상? 로또네”… “이미 죽었는데 무슨 구조냐”터무니없는 글에 억장 무너져… 누리꾼들 자정 목소리도 확산
철없는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들이 사랑하는 자식, 남편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애태우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누리꾼이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며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으나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의 악성 댓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실종자 가족들이 인양 후에 협상 방침을 갖고 있는 것처럼 한 통신사가 보도하자 일부 누리꾼은 ‘협상 안 되면 더 빠뜨릴래?’, ‘협상? 돈 벌고 싶냐’라는 댓글을 달아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개인연금에 보상금에 보험금에 완전 대박 났네. 부럽다’, ‘로또 맞았다’라는 내용의 댓글도 있었다. 기상 때문에 늦어지고 있는 구조작업 관련 기사에 달린 ‘이미 시체가 된 것이 뻔한데 무슨 구조냐’라는 댓글은 하루하루 마음 졸이며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을 두 번 울렸다.
가족들은 참담한 표정이다. 1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포승면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단의 기자회견에서도 이정국 대표(실종된 최정환 중사의 매형)는 “우리가 꺼낸 적도 없는 (보상) 협상 관련 얘기가 보도됐는데 그 기사에 ‘돈 벌고 싶어서 그러느냐’는 댓글이 달렸더라”며 “끝까지 실종자의 생환을 기다릴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인터넷)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들 역시 실종자 가족들을 괴롭힌다”며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에 대한 허탈함과 분노를 표시했다.
한편 국방부는 일부 누리꾼이 올리는 괴담이 급속도로 유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 게시판에 해명 글을 올렸다. 게시판에 게재된 ‘노후화된 천안함이 독수리훈련 중 선미 부분의 침수를 막지 못해 급격한 해수 유입으로 두 동강 났다?’는 글에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해명 글을 올려 “충실한 정비를 해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작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