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고위 공직자도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지난해 1인당 평균 2800만 원의 재산을 불렸던 공직자들은 올해는 재산이 평균 1200만 원가량 줄었다.
○ “주식에 웃고 부동산에 울다”
행정부 재산공개 대상자 중 재산이 늘어난 공직자들이 밝힌 증가 사유는 대부분 주식 평가액 상승이었다. 중앙과 지방을 통틀어 재산 증가폭이 46억4233만 원에 이른 지정구 인천시의회 의원도 ‘주식 상승’을 증가 사유라고 밝혔다. 중앙부처 재산 증가 상위 10명 중 7명도 직간접 증권 투자가 재산 증가 사유라고 제시했다.
중앙부처와 지방 공직자를 비교하면 지방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지방 공직자 중 1위인 진태구 충남 태안군수는 246억5592만 원으로 중앙부처 공직자들을 크게 앞질렀다. 기초자치단체장들이 광역자치단체장인 시도지사보다 재산이 앞서는 점도 눈에 띄었다. 시도지사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단체장은 정우택 충북지사로 63억2207만 원이었다. 기초단체장 가운데 6위인 최선길 도봉구청장(61억8290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 주요 공공기관장 재산은 늘어
경제부처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은 대체로 감소하거나 증가폭이 작았다. 하지만 주요 공공기관장들 중에서는 작년보다 재산이 크게 늘어난 인사가 많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보유 주택의 가격이 하락하고 자녀 유학비로 채무가 늘면서 지난해 21억8238만 원에서 올해는 19억9470만 원으로 재산이 1억8768만 원 줄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차남 분가로 5781만 원 줄었다. 백용호 국세청장도 지난해보다 아파트와 골프장 회원권 가격 하락으로 3억252만 원 감소했다. 반면에 전용학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1억9423만 원에서 6억606만 원으로 4억1183만 원 늘었다. 지난해 신고 때 부인 소유 상가 가액을 잘못 산정한 것을 이번에 시정하면서 3억 원 이상 늘어났다고 전 사장은 설명했다. 김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과 진영욱 한국투자공사 사장도 각각 1억3546만 원과 1억2671만 원 증가했다. LG전자 부회장 출신인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허준영 한국철도공사 사장도 재산이 각각 15억6425만 원과 4억1976만 원 늘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부인의 골프장 회원권 취득으로 3617만 원 늘었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예금이 줄었지만 보유한 비상장 주식이 무상증자돼 올해 재산이 지난해보다 9085만9000원 늘어난 19억2604만2000원이라고 신고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61억8000여만 원에서 70억2000여만 원으로 늘었다. 예금에서 8억3000만 원이, 유가증권에서 2억1000만 원이 각각 증가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