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모델 가격 인하 경쟁… ‘수입차 1위’ 치열한 다툼
BMW와 벤츠가 국내 수입차 시장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자존심을 접고 가격 내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BMW코리아는 1일 6세대 ‘뉴 5시리즈’ 4개 모델을 출시하면서 구형 모델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입차 중 모델별 판매 1위였던 ‘528i’의 가격이 6890만 원에서 6790만 원으로 100만 원 내려갔다. 이전 5세대 모델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었던 ‘520i’의 가격이 5990만 원이었는데 신형 5시리즈 중 가장 가격이 낮은 ‘523i컴포트’의 가격 역시 5990만 원으로 정해졌다. 엔진 배기량이 커지면 가격이 통상 몇백만 원 정도 올라가는데 가격을 같게 정한 것.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규모의 경제로 인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BMW코리아가 수입차 시장 정상 탈환을 위해서 가격을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월별 판매량에서 1위를 달리다 9월 벤츠의 신형 E클래스가 나온 이후 정상에서 밀려났다. 벤츠는 신형 ‘E300엘레강스’ 모델을 기존 모델보다 500만 원가량 인하한 6970만 원에 내놓으면서 단숨에 수입차 판매 1위로 치고 올라갔고, 올해 2월까지 6개월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다.
수입차 시장 1위를 놓고 다투는 BMW와 벤츠가 가격 경쟁에 돌입함에 따라 다른 수입차의 경쟁 모델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6000만 원대 수입차 시장에서 각각 ‘A6’와 ‘ES350’ 모델을 앞세워 BMW와 벤츠에 맞서고 있는 아우디와 렉서스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