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 이응로 선생 57년전 개인전 방명록 발견
1953년 8월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성림다방에서 열렸던 세계적인 동양화가 고암 이응로 화백 개인전의 방명록이 최근 발견됐다. 방명록에는 ‘빨래터’로 유명한 박수근 화백(왼쪽)과 ‘서울타임즈’에 시사만화‘코주부’를 그렸던 김용환 화백 등의 방문 기록이 남아 있다. 예산=지명훈 기자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 주지 옹산 스님은 고암의 작품 소장가인 홍세영 씨가 ‘수덕사 선(禪) 미술관’ 개원을 축하한다며 이 방명록을 기증해 왔다고 4일 밝혔다. 수덕사는 고암의 작품 등을 전시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사찰 안에 선 미술관을 열었다.
이 방명록은 1953년 8월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성림다방에서 열린 고암 개인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기록한 것이다. 화선지 여러 개를 붙여 만든 폭 30cm, 길이 8m짜리의 방명록에는 ‘영원히 새로운 조선(朝鮮) 미(美)의 고향입니다’ ‘동양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주셨다’ 등 고암에 대한 축하와 격려, 기대를 담은 많은 명사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림에 나타난 선생의 위대한 창작력과 인내력은 우리 수도 재건의 원동력이 될 줄로 믿습니다’ 등 휴전 직후 시대상을 엿보게 하는 메시지도 적지 않았다.
예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