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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잘 나가는 두 집안 서울-경남의 같고도 다른 리더십

입력 | 2010-04-05 18:50:43


요즘 K리그에는 잘 나가는 두 집안이 있다. 바로 FC서울과 경남FC다.

2위 서울은 주말 수원과 라이벌 빅뱅에서 3-1로 이겼고, 3위 경남은 수원에 이어 포항마저 꺾으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렇듯 잘 나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수한 선수 자원은 물론, 구단의 각별한 노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령탑의 남다른 리더십이 컸다.

물론 추구하는 색깔은 다르다. 서울 빙가다 감독이 편안함과 자상함으로 지휘한다면 경남 조광래 감독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통솔한다.

서울 선수들은 빙가다 감독을 푸근한 외모를 빗대 ‘켄터키 할아버지’로 부른다. 미팅 방식도 독특해 개인 면담이 필요하다 싶을 때 빙가다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대신 직접 찾아가 대화를 나눈다.

빙가다 감독은 늘 ‘전체’와 ‘모두’를 강조한다. 용병이라고 예외는 없다. 몬테네그로 공격수 데얀은 수원전에서 평소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어시스트와 패스에 주력하며 철저한 팀플레이에 주력했다. 서울 관계자는 “개인을 버리고 팀을 위한다는 생각이 선수 모두에 배어있다”고 말했다.

경남 선수들은 조 감독을 ‘조PD’로 부른다.

콘셉트와 의미가 뚜렷한 음악을 추구해온 래퍼 조PD처럼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머릿속에 세뇌시켰기 때문이다.

예전 선수를 키우는 데 주력한 조 감독은 올해 최종 목표를 6강 진출이 아닌 우승에 맞췄다. ‘우리가 할 수 있나’란 의문을 품던 선수들도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보며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여기에 시시각각 변화에 대처하는 카멜레온 같은 전술적 식견을 갖추고, 훈련 때 늘 함께 뛰는 모습을 보며 선수들은 조 감독을 무서운 호랑이가 아닌 ‘배울 게 많은’ 스승으로 인식하게 됐다.
경남의 한 선수는 “무섭긴 해도 세심한 감독님을 보며 내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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