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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코리아/마이클 브린]국제학교 신설의 반가움

입력 | 2010-04-06 03:00:00


올해 한국에 두 곳의 국제학교가 설립되면 외국인을 위한 한국의 교육 환경에 역사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의 덜위치칼리지(Dulwich College)와 인천 송도의 채드윅국제학교(Chadwick International School)는 한국에서 브랜드를 걸고 영어로 수업을 하는 최초의 국제학교가 될 것이다. 이런 학교의 설립은 변화하는 외국인 인구통계를 반영하고 외국인투자가를 끌어들이려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의 첫 외국인학교인 채드윅국제학교를 위해 7000m² 용지에 1500억 원을 투자했다. 1935년 로스앤젤레스에 세워진 채드윅스쿨은 지난해 졸업생의 11%가 아이비리그에 입학했고 미국의 상위 20개 학교에 오른 바 있다.

덜위치는 서울시가 임대한 터에 입찰을 통해 선정한 두 번째 학교이다. 이에 앞서 2006년 서울 용산국제학교가 처음으로 입찰을 통해 세워졌고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설 세 번째 외국인학교의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배우로 유명한 에드워드 알레인이 1619년 가난한 소년들을 위해 런던에 설립한 덜위치는 영국에서 명망 높은 사립학교 중 한 곳이다. 2003년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국제 진출을 시작했는데 세계적으로도 가장 명망 있는 국제학교에 속한다. 현재 베이징과 쑤저우에도 학교를 설립했으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도 설립을 계획 중이다.

유럽식 교육과정도 있었으면

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외국인은 서울에 산다.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학교 가운데 고등교육을 실시하는 7개의 학교는 모두 미국식 커리큘럼으로 운영된다. 오직 한 곳만 유럽 대학이 인정하는 교육과정을 갖췄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은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고를 때 선택권이 많지 않음을 걱정했다. 영어로 자녀를 교육시키기를 원하는 비영어권의 부모를 포함해 유럽인뿐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기 전 다른 나라에서 미국식 교육을 받지 않은 부모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사는 이들에게는 일관된 커리큘럼에 따라 교육을 제공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일부 외국인은 외국인학교의 상당수가 특정 종교를 표방하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낸다. 어떤 학교는 홈페이지에 매우 종교적인 메시지를 교육이념으로 명시했다. 적지 않은 외국인은 여기에 거부감을 표시한다. 특히 유럽인에게 종교는 개개인의 선택의 몫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덜위치는 9월에 초등학교를 열고 2012년 중고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외국인은 덜위치가 영국식 커리큘럼을 제공한다는 데 특별히 관심이 많다. 이 학교가 특정 종교를 표방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그렇다. 최근 기자회견에서 어느 외신기자가 한국에 처음 부임한 이 학교 교장 데릴 오처드 씨에게 이슬람계 교사 채용도 고려하는지를 물었다. 오처드 교장은 약간 의아해하는 기색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품성 좋고, 자격 있는 교사라면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변화가 한국 부모에게는 특별한 관련이 없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자녀에게 가급적이면 영어교육을 받게 하고 암기 위주 교육제도의 고통을 피하려 해도 대부분은 입학 자격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인학교는 외국 국적의 학생과 해외에서 3년 이상 학교를 다닌 한국 학생에 한해 입학할 수 있다. 덜위치는 내국인을 25% 정도 받을 예정이다. 외국인 거주자가 적은 송도의 채드윅은 내국인 학생을 50%로 늘릴 예정이다.

한국의 대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외국 임원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연령인 30∼50세의 부모이다. 한국인처럼 그들에게도 자녀 교육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선택권의 제한과 세계적으로 우수한 명성을 얻은 외국 학교의 부족은 외국인이 한국 근무를 꺼리는 이유로 빈번하게 꼽힌다. 즉, 교육의 문제는 외국인 투자뿐만 아니라 유능한 외국인 인재를 한국에 유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 신설되는 국제학교가 세계적으로 유능한 인력을 한국 기업이나 외국 기업으로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외인 투자-인재 영입에 도움

물론 이 문제는 외국인학교의 비싼 등록금을 회사에서 지원받는 외국인 임원에게 한정된 얘기일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지만 자녀의 등록비까지 지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한국어를 익힌 많은 외국인 자녀의 대부분이 입학시기가 돼서 한국을 떠난다면 잠재적 친한파를 놓치는 셈이 된다. 점점 다양화되는 한국에서 다양한 국가와 계층 출신, 다시 말해 소수 집단을 위한 다양한 교육 인프라 수요를 살피는 정책이 필요하다.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스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