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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산책]지윤주/운동 즐길 줄 알아야 공부도 즐거워지죠

입력 | 2010-04-07 03:00:00


체육학과는 공부를 하기 싫어서 또는 하다가 포기한 학생이 가는 학과, 전과(轉科)를 하기 위한 수단 정도로 비친다. 체육학을 전공하는 나 역시 주변에서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실제로 위의 이유로 체육학과를 선택한 학생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체육학 전공생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이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프로농구를 보면서 내가 직접 즐기는 스포츠뿐 아니라 TV 중계를 보거나 경기장에 찾아가 관람하는 데 빠지게 됐다. 그러면서 국내 스포츠 마케팅의 척박한 현실을 알게 되고 훗날 스포츠 경영학을 공부하여 모든 국민이 프로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꿈을 키우게 됐다.

대학에만 입학하면 뭐든지 해결될 것 같았던 새내기 시절, 체육학 전공생으로서 약간의 충격과 창피함을 느낀 일이 있었다. 미국 명문대인 프린스턴대를 다니는 언니를 알게 됐다. 대화를 나누던 중 언니는 미국에서의 고등학교 시절 세팍타크로 선수를 했었다며 나에게는 무슨 운동을 했냐고 물었다. 체육학 전공생으로서 세팍타크로라는 스포츠의 명칭만 알았지 정확히 어떤 스포츠인지 몰랐다는 점이 창피했다.

언니의 한마디로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이 발전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체육전공생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중고등학교의 체육교과는 대학 입학과 전혀 관련 없을뿐더러 주요 과목에 밀려서 본질적인 의미를 잃어가며 제대로 된 수업이 되지 않는다. 체육교과 외에 학생의 추가적인 체육활동은 거의 없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체육학 전공생은 고등학교 시절 공부와 운동을 병행했고 운동이 공부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오히려 공부하는 데에 집중력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

운동의 긍정적인 효과를 직접 느끼고 이론적으로도 잘 아는 체육학 전공생은 가장 직접적으로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하고도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운동 동아리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체육전공이 아닌 학생들로 이루어진 운동 동아리에서 식단 및 운동법을 가르쳐 주고 체계적인 훈련방법을 같이 고민해본다. 이 글을 읽는 대학생들이 생활체육에 대해 고민해 보고 스스로 시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망설임 없이 체육의 세계로 한발 내디디기를 바란다.

지윤주 이화여대 체육과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