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도 노출…승부는 ‘의지’에 달려
이쯤 되면 백병전이다.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의 2009∼2010 KCC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 양 팀 선수들은 정규리그 54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60경기 내외를 치렀다. 체력은 이미 바닥이 난 상황. 7일 전주에서 열린 4차전을 앞둔 모비스 임근배 코치는 “NBA를 제외하면 한국만큼 경기수가 많은 리그도 드물다”면서 “용병들도 많이 지쳐있다”고 설명했다.
3차전에서 극도의 체력 저하로 부진했던 함지훈은 아예 나가는 것도 귀찮아 “숙소에서 잠을 실컷 잤다”고 했다. 가벼운 훈련과 회식으로 재충전을 한 KCC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양 팀 감독의 주문은 원론으로 돌아온다. ‘정신력’이다. 선수시절 깁스 투혼 정도는 예사였던 KCC 허재 감독은 “어차피 서로 전술은 거의 노출된 상황”이라면서 “누가 이기려는 의지가 더 강한가에 승부가 달려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역시 “3차전에서 노장 추승균(36·KCC)의 활약에 선수들이 반성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분전을 촉구했다.
9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5차전. 선수들은 더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코트에 선다. “리바운드 하나, 수비 하나.” 결국, 유재학 감독의 말처럼 백병전에서 승부의 열쇠는 마음에 달려있다.
전주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