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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제복이 존경받는 사회] 韓 “사회적 인정 못받아… 내 아이는 제복 안입히겠다”

입력 | 2010-04-08 03:00:00

170개 직업만족도 조사, 군인 70위 - 경찰 104위 - 소방관 132위




지난해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 1위는 소방관이다. 군 장교는 5위, 경찰관은 7위다. 반면 한국의 경우 2007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170개 주요 직업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소방관(132위) 경찰관(104위) 직업군인(70위) 등은 모두 중하위권에 그쳤다. 왜 한국에서는 MIU의 만족도가 낮을까.

한국의 MIU들은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직업이다. 불길 속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소방관의 위험수당은 월 5만 원, 화재 진압 수당은 월 8만 원이 고작이다. 24시간 맞교대 하는 경력 19년의 김모 소방위(47)는 인력 부족 때문에 한 달에 보통 150시간을 초과 근무한다. 예산부족을 이유로 초과 근무수당을 모두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 소방위가 수당과 본봉을 합해 손에 쥐는 돈은 월 350만 원 정도다. 일반 공무원에 비해 수당이 낮아 현실화를 요구해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번번이 묵살되고 있다.

격무에 시달리기는 경찰관도 마찬가지다. 4조 2교대로 근무하는 서울 용산경찰서 이태원지구대 이모 경위(53)는 4일 단위로 주간(12시간 근무), 야간(〃), 수면, 휴무 식으로 일하지만 한 달 휴무 7일 중 3일은 근무를 한다. 28년 동안 경찰로 일한 이 경위의 월급 실수령액은 야근수당 20만 원을 합쳐 300만 원가량. 경찰, 소방관은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야간근무를 해도 주간과 수당이 같아 소방위, 경위의 야간수당은 시간당 2722원에 불과하다.

위험도가 높은 직종이어서 보험 가입마저 쉽지 않다. 소방관, 교통경찰은 보험사가 자체 평가한 위험등급(A∼E) 중 D등급에 해당한다.

처우나 사회적 인식이 낮기 때문에 직무만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위는 “나는 내 직업이 자랑스럽지만 딸이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경찰이라고 말하지 못했다”며 “내 자식이 내 직업을 갖겠다면 한사코 말리겠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동영상=故 한주호 준위의 ‘외길인생’ 추모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