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구사 능력을 갖추면 한자 문화권인 중국 일본 대만과의 기업 거래나 여행, 인적 교류에 도움이 된다. 그 나라 말을 할 줄 몰라도 필담(筆談)을 통해 최소한의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중국에서 약자로 만든 간체자(簡體字)도 번체자(繁體字·우리가 쓰는 정식 한자)를 알고 나면 훨씬 배우기 쉽다. 일부 기업인은 “표의(表意)문자인 한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젊은이일수록 사안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조어(造語) 능력이 뛰어나고 직장생활에서 절제와 깊이가 있다”고 말한다.
▷퇴계학연구원과 전통문화연구회는 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면 국어 실력이 높아진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퇴계학연구원 등은 경북 포항의 한 중학교 1학년 학생 4개 반 중 2개 반은 한자 노출이 10% 미만인 현행 중1 교과서로, 다른 2개 반은 교과서에 기본한자 1000자를 삽입한 보조교재로 각각 10개월 동안 공부를 시켰다. 두 그룹에 대한 우리말 어휘력 평가 결과 한자를 더 많이 배운 학생들의 점수가 평균 8.3점 높았다. 한자를 알면 용어 자체에서 뜻을 알기가 쉬워지므로 국어뿐 아니라 사회 역사 과학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