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합의안’ 부결… 회사측 1197명 정리해고 통보

워크아웃 절차 차질 예상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9일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노사 잠정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회사 측은 대량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번 사태는 금호타이어는 물론이고 금호산업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일 내놓았던 노사 잠정합의안을 놓고 7, 8일 치른 조합원 찬반투표에 3460명(97.2%)이 참가해 임금협상안은 1514명(43.76%)이, 단체협약안은 1485명(42.92%)이 찬성하는 데 그쳐 최종 부결됐다”고 9일 밝혔다.

회사 측은 당초 2일자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던 해고 대상자 193명 가운데 명예퇴직 신청자 2명을 제외한 191명에게 ‘10일 0시 해고’를 개별 통보했다. 또 당초 용역직 전환(해고 후 도급화) 대상자로 분류했던 1006명에 대해선 1개월 뒤인 다음 달 10일자로 해고 통보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예정됐던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설명회’를 취소하는 등 워크아웃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노조가 채권단에 구조조정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추진할 수 없다”며 “20일까지 금호타이어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지 않으면 워크아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절차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산업은행 사모펀드(PEF)의 대우건설 인수 조건이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의 경영 정상화이기 때문. 금호산업은 대우건설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한편 이날 오후 강경파로 알려진 ‘민노회’ 소속 금호타이어 노조원 30여 명이 노조사무실에 몰려가 몸싸움을 벌이는 등 집행부와 충돌한 뒤 사무실을 강제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안전보건국장 정모 씨(45) 등 노조간부 4명이 화분 등에 맞아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민노회 측은 대규모 정리해고 등의 책임을 집행부에 돌리고 비상대책위 구성 등을 주장해 왔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