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아파트 단지가 대부분 입주를 끝내면서 이번에는 상가 분양 대전이 시작됐다. 주민들이 늘고 도시가 채워지자 각종 상업시설이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무려 50개가 넘는 상가건물이 착공에 들어갔고 2000개의 점포가 분양을 시작했다. ‘플라자’라고 불리는 근린상가와 판교테크노밸리의 업무지원상가, 분양이 덜 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동판교 중심상업지역 상가들이 분양 경쟁을 하고 있다. 새봄을 맞아 상가 분양도 제법 잘되고 있다. 판교 상가 분양이 선방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경기 침체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후를 대비한 퇴직자들의 수익형 부동산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둘째 부동산 경기는 바닥이지만 ‘로또’라 불리던 판교에 대한 기대치는 아직도 높다는 점이다. 셋째 상가는 아파트와 달리 대출 규제에서 자유롭다. 소득에 관계없이 분양가의 40% 정도는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 넷째 저금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대신 수익이 높은 곳을 찾아다니는 투자자금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가를 분양받는 데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
첫째, 상가가 준공될 때까지의 안전성이다. 지금 착공하는 대형 상가는 골조가 완성돼 있거나 신탁회사가 자금관리를 맡고 있어야 분양이 가능하다. 동대문 ‘굿모닝시티’ 사건 이후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행사의 자금 유용과 준공 이전 부도를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조치다. 상가는 아파트보다 시행사와 시공사의 리스크가 큰 편이기 때문에 건물이 완공되기까지의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둘째, 상가 평면이다. 상가의 크기와 생김새, 가로세로 길이가 영업하기에 적당한지 살펴봐야 한다. 천장 높이와 출입구, 통로, 계단, 채광, 환기도 중요한 체크리스트다.
셋째, 적정한 임차인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다. 본인이 상가에서 직접 영업을 하지 않는다면 좋은 임차인을 구하는 데 가장 신경 써야 한다. ‘들어올 사람들이 줄을 섰다’는 감언이설에 분양 받아 1년 넘게 공실로 고초를 겪는 사례가 허다하다. 따라서 초보 투자자는 임대가 맞춰진 완성된 상가를 사는 게 안전하다. 또 임차인이 정해지면 얼마나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임대할 수 있는 업종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다섯째, 구매자 동선이다. 아파트 주출입구와 마주보고 있거나 버스정류장 앞이거나 전철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상가가 좋다. 출퇴근길에 상가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연령층과 동선을 지켜보면 영업이 잘되는 업종을 예측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난 뒤 상가를 팔고 빠져나올 때를 따져봐야 한다. 매물로 내놓으면 즉시 팔려 현금화할 수 있는 눈에 띄는 위치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런 상가를 적정한 가격에 구매했다면 성공적인 투자를 한 것이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