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상품권 864장 훔쳐
“잘 곳이 없었는데 문 열린 헌혈차를 발견해서 그 안에서 잔 적이 있거든요….”
올 2월 어느 날 PC방에서 인터넷 서핑으로 시간을 보내던 배모 씨(23)는 한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읽고 ‘이거다’ 싶었다.
지난해 9월 군에서 제대한 뒤 고시원과 찜질방을 전전하던 배 씨는 생활비가 궁한 처지였다. 배 씨는 예전에 헌혈을 하면 문화상품권을 주던 것을 떠올리고 헌혈 차량 안에 있을 상품권을 훔치기로 마음먹었다.
혈액원의 신고를 받은 노원경찰서는 차 안에 남아있는 배 씨의 지문을 발견하고 단골 PC방에서 배 씨를 붙잡아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10일 구속했다.
경찰 조사에서 배 씨는 “인터넷의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 생활비로 썼다”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살기가 힘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