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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은 낙관적이다. 국내 증시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전 분기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양호한 기업 실적은 지난해 국내 증시가 타 지역에 비해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었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재료가 된다.
여기서 다소 의아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 경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71%를 기록할 만큼 무역 의존도가 높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역시 글로벌 경기흐름에 좌우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난해 전 세계 GDP가 ―1.06%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특히 선진국인 주요 7개국(G7)은 ―3.6%의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는 것은 언뜻 모순에 가까워 보인다.
2000년만 하더라도 수출 총액에서 차지하는 선진국 비중이 70%를 넘었다. 선진국의 경기 변화가 국내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수출액을 기준으로 신흥국의 비중은 53%가 돼 이제 신흥국의 영향력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에는 신흥국에서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펼친 한국 기업들의 역할도 크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08년 말 6.4%에서 현재 9.1%까지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선진국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와 기업들이 빠른 회복을 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세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할 근거를 제공한다. 올해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2.1%에 그치는 반면 신흥국은 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머지않아 소비규모에서 신흥국과 선진국의 역전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무역 구조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된 한국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