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에 투자… 운용보수 상대적 ‘저렴’상승장에서는 액티브 펀드보다 수익 낮아
[?] 코스피가 1,700 선을 회복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반면 인덱스펀드 (Index Fund)로는 돈이 들어온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인덱스펀드가 무엇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한국에는 공모형 펀드가 4768개, 사모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까지 합하면 1만 개의 펀드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이 1748개니까 종목보다 펀드 선택이 더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하지만 이 중 꾸준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펀드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전년도 상위 100위에 들었던 주식형펀드 중 불과 10개 펀드만이 다음 해에 다시 상위 100위 안에 들었을 뿐 다른 90개 펀드는 모두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는 결과가 나왔을 정도니까요.
인덱스펀드란 쉽게 말해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펀드의 수익률이 기준지수(벤치마크)의 수익률과 동일하거나 비슷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됐죠. 주식 투자에서 핵심은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는 종목을 남들보다 먼저 찾아 투자함으로써 주가가 오를 때 일반적인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종목을 찾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 간의 치열한 경쟁과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정보가 발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죠. 또 주가의 움직임에는 해당 기업의 실적과 성장 가능성, 경제 상황과 정부의 정책 외에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까지 수없이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예측해 특정 종목의 매매 타이밍을 잡기란 전문 투자가들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비용 감소 효과입니다. 인덱스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지수를 초과하는 수익을 내기 위해 많은 펀드매니저와 리서치 인력을 운용하는 일반 액티브 펀드에 비해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저평가 종목을 찾기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몸값이 비싼 ‘스타’급 인력이 더 필요해지고 이는 결국 펀드의 운용보수 같은 비용에 전가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인덱스펀드는 펀드매니저의 개인적 역량으로 움직인다기보다 시스템에 의해 운용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운용 보수가 1∼3%가량 더 쌉니다. 여기에 펀드가 주식 매매를 할 때 들어가는 매매수수료도 일반 펀드가 잦은 종목 교체나 빈번한 투자 비중의 변화 때문에 높은 반면 인덱스펀드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일년까지 포트폴리오가 변하지 않아 경제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증시에서 적절한 기대수익률은 10% 이하이지만 ‘화끈한’ 성향의 국내 투자자들은 연평균 20%가 넘는 수익률을 바란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1∼3%가량의 비용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는 것도 기대수익률이 높기 때문이죠. 하지만 은퇴 후 자금 마련을 목표로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 등은 이 비용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복리 효과로 인해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펀드의 운용보수가 미치는 영향이 커지기 때문이죠. 월 50만 원씩 30년을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면 보수가 2.5%인 액티브 펀드는 보수로 1억400만 원이 들지만 보수가 0.7%인 온라인전용 인덱스펀드는 29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100%가 넘는 수익률 차이를 가져옵니다.
물론 대세 상승장에선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액티브 펀드보다 많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의 1% 수익보다 확실한 현재의 1% 비용 절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코스피는 올랐는데 자기 주식이 떨어지는 날 잠을 못 이루는 안정지향형 투자자라면 인덱스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다만 같은 인덱스펀드라도 운용 경험이 부족하고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는 회사의 인덱스펀드는 지수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추적 오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겠습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