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LG는 시끄러웠다. 이상훈과 이영환 단장과의 내용증명 논란은 과거사와 관련된 것이라 쳐도 에이스 봉중근의 아내와 3년차 투수 이형종의 불만은 부임한 뒤 겨우 12경기를 치른 박종훈 감독을 직접 겨냥했다. LG는 박 감독과 두 선수가 바로 오해를 풀었다고 해명했다. 정말 그랬다면 다행이지만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LG가 ‘모래알 팀’으로 불린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신 MBC 시절인 1989년 신임 배성서 감독의 스파르타식 훈련에 불만을 품고 선수들이 고위층에 감독 교체를 건의했던 팀이다. 최근에는 일부 투수가 경기 전 감독을 찾아 자신이 원하는 포수를 출전시켜 달라고 요구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선수들의 개성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쫓겨나는 쪽이 늘 감독이라면 감독의 영(令)이 설 리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1976년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도입되기 전만 해도 감독의 권한은 절대적이었다. 스타라도 감독에게 잘못 보이면 밥줄을 걱정해야 했다. 이제 세상은 변했다. 감독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즐비하다. 아무리 그래도 감독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대한 결정은 감독의 몫이다. 그 권위가 위협받을 때 강력하게 제재할 수단을 지녀야 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