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그네처럼 흔들려 위험”… 일각선 “절단면 공개 우려탓”“줄 2개면 충분” 민간 주장에 軍 “3개 필요… 결정은 우리가”
12일 수면 위로 일부 모습을 드러낸 천안함 함미의 인양 시기를 놓고 군과 민간업체의 판단은 엇갈렸다. 현장의 민간 전문가들은 “체인 2개만 연결해도 즉각 인양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군 당국은 “최종 결정은 군에서 한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합참은 함미를 즉시 인양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수중 물체는 실제 무게의 83%여서 물 안에선 500t 정도의 함미를 적은 힘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물 위로 끌어올릴 때는 표면장력과 배 안에 가득 찬 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체인 2개로는 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부 교수도 “파도와 유속이 워낙 세기 때문에 위험하니 3개의 쇠줄을 완벽히 연결한 뒤 바지선으로 인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의 기류는 다소 달랐다. 인양업체의 한 간부는 “사실 굳이 (체인) 3개를 걸 이유가 없지만 처음부터 3개를 걸기로 한 거니까 거는 것”이라며 “체인 하나가 400t을 견딜 수 있는데 천안함을 못 들겠나. 고무신 하나 드는 데 큰 바구니를 쓰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모 인양업체 관계자는 “당초 목표는 오늘 밤에 인양하는 것이었다”고 말해 군이 인양업체의 계획을 제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방부는 함미를 들어올린 상태에서 세 번째 체인을 감는 방안에 대해서도 “기상 상태가 좋지 않고 그네처럼 배를 띄운 상태에서는 흔들려 위험하다”며 함미를 다시 물속에 가라앉혔다. 그러나 민간업체에선 함미가 2개의 쇠사슬만 걸고도 바닷물의 저항을 받으며 4.6km 이동했다는 점에서 군 당국의 설명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이 즉각 인양에 나설 경우 함정의 절단면이 공개될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백령도=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