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모 씨(26)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대형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려 했지만 변변한 학위가 없어 막막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해외 학력 위조 인터넷사이트를 알게 됐다. 신용카드로 300달러를 결제하고 '캘리포니아 롱비치대 영문학과'의 가짜 졸업장을 국제 우편으로 받았다. 이 씨는 이 학위로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학원은 가짜인 줄 모르고 강사로 채용했다.
낮에는 평범한 학원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던 이 씨는 밤이 되면 마약 거래상으로 돌변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말에는 필로폰을 0.7g씩 주사기에 넣어 미국에서부터 알고 지낸 같은 학원 강사 박모 씨(24)를 통해 1개 당 30만~40만 원씩에 팔아 넘겼다. 이 씨는 또 서울 서대문구 홍익대 인근 유명 클럽에서 같은 방법으로 필로폰을 판매하는 한편 승용차 안에서 대마초를 유리 파이프에 넣고 피우기도 했다.
이들과 친구인 또 다른 영어학원 강사 우모 씨(26)는 더욱 대담했다. 2008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공항에서 필로폰과 대마초를 팬티 속에 넣은 채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입국했으나 입국과정에서 검색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서울 송파구의 자택에서 소주와 물 등에 섞어 필로폰을 투약했다.
이종식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