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개봉 동의 51곳 압류“나머지 300여곳은 강제 개봉”
서울시가 지난달 지방세 5100만 원을 체납한 A 씨의 은행 대여금고에서 압류한 시가 250만 원 상당의 순금 골프공을 비롯한 22점의 귀금속. 체납자 대부분은 “내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을 보관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이날 실시된 대여금고 보관물 압류조치 대상자 A 씨는 지방세 5100만 원을 내지 않고 있었다. 본인 동의 아래 금고 문을 연 단속반원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 금고 안에서 순금 16돈(시가 250여만 원)으로 만든 골프공과 진주목걸이 3개, 다이아몬드 반지, 금팔찌와 목걸이 등 귀금속 22점이 쏟아져 나왔던 것. 시가로는 3000만 원에 이르는 귀중품이었다.
이어 2100만 원을 체납한 B 씨 금고에서는 금으로 만든 행운의 열쇠와 금 거북, 진주목걸이가 연이어 나왔다.
지금까지 15명의 대여금고가 강제로 열려 장당 500만 원인 미상장 주식, 고장신구 등이 나왔다. 부동산매매 계약서와 1억 원짜리 약속어음, 예금통장 등도 발견했다. 대여금고를 쓰긴 하지만 아무것도 보관하지 않거나 족보, 인감, 사진 등 압류 대상이 아닌 물품을 보관하는 경우도 상당수였다고 한다. 금고를 압류당했지만 금고 개봉을 꺼린 24명은 서울시의 압류통보만 받고도 세금 6억3700만 원을 자진 납부했다. 시는 압류된 대여금고 물품을 모두 공매 처분한 뒤 체납 세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38세금기동팀 관계자는 “대여금고를 이용할 정도면 분명 재산이 있는 것인데도 세금 납부를 기피하고 있다”며 “나머지 체납자의 대여금고도 모두 강제 개봉해 압류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