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배구스타 ‘나는 작은새’ 조혜정 씨 GS칼텍스 사령탑에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는 15일 “이성희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혀 이를 받아들이고 조혜정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3년이고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다. GS칼텍스는 조 감독의 추천을 받아들여 수석코치에 신만근 전 도로공사 감독, 코치에 장윤희 MBC-ESPN 해설위원을 영입하기로 했다. 조 감독은 “선수와 팬 모두가 즐거운 신바람 배구를 하고 싶다. 발로 뛰는 팀으로 체질을 바꿔 다음 시즌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 감독은 1977년 은퇴 뒤 현대건설 코치를 거쳐 이탈리아 2부 리그에서 코치 겸 선수로 활약했고 한동안 코트를 떠났다가 2008년부터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위원으로 일해 왔다. 프로야구 삼성 감독대행을 지낸 조창수 씨와 결혼해 낳은 두 딸 윤희, 윤지 씨가 프로골퍼로 활약하고있다.
한 여자프로농구 감독은 “축하할 일이다. 감독의 역할은 선수 지도뿐 아니라 프런트나 타 구단, 농구인과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런 면에서 구단이 그동안 검증이 안 된 여성 지도자의 영입을 꺼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후배들의 심리 상태까지 세세히 알기 때문에 의외로 선수들이 여성 지도자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이 구기 종목 사상 첫 동메달을 땄을 때 주역이었다. 그리고 34년 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