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격언-생선의 머리와 꼬리는 남에게 주라
정점-바닥 정확히 맞히기는 힘들어
인간이 대략 판단할수 있는
적절한 시점에 매매하는게 현명
일러스트레이션 김남복 기자
필자 역시 여러 가지 증시 격언을 회사 선배나 나이 지긋한 투자자들에게 배웠고 시장 전망을 할 때 적절하게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격언은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되는 것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것이었고 비슷한 격언인 ‘생선의 머리와 꼬리는 남에게 주라’도 마찬가지였다. 왜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것이며 주식투자가 무슨 자선사업을 하는 것도 아닐진대 왜 머리와 꼬리를 남에게 주라는 것인가?
주가의 무릎과 어깨는 바닥과 꼭대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단하기가 쉬운 편이다. 주가가 장기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한동안 횡보 과정을 통해 박스권에서 오르내리기를 거듭하는 시기가 있다. 그러다가 주가가 어느 정도 올라와 거래량이 서서히 증가하며 주가의 저항선을 하나 둘 돌파하는 무렵을 주가의 무릎시세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대체로 이 무렵에 기업의 실적도 최악의 국면에서 더 나빠지지 않거나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만일 이때가 무릎시세가 맞다면 그 주가는 그동안의 하락 추세를 완전히 벗어나 상승 추세로 진입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렇게 상승 추세로 진입해 한동안 꾸준히 오르던 주가가 어느 시점에서 급등을 하면서 폭발적으로 거래될 때가 있다. 이 무렵에 기업의 실적은 최고조에 이르고 주변에는 향후 실적에 대한 낙관적인 장밋빛 전망들이 넘친다. 이 부근에서 거래량이 감소하며 주가의 반등 시도가 계속 무산되면서 전 고점을 뚫지 못하고 점점 주가의 고점이 낮아질 때를 주가의 어깨시세라고 추정해 볼 수 있겠다. 물론 이러한 것을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주가의 특성을 계속 연구하고 그래프 모양을 점검해 보면 나름대로 무릎시세나 어깨시세를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대개의 일반투자자는 주가의 최저 바닥에서 주식을 사려고 노리고 있다가 주가가 바닥권에서 어느 정도 올라오면 그 바닥시세에 사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다. 그러다가 무릎시세에서 사는 것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 같아 선뜻 주식을 사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좋은 매입 시점을 놓치고 오히려 나중에 시장이 과열되면 훨씬 비싼 가격에 그 주식을 사기도 한다.
그리고 주식을 최고 꼭대기에서 팔려고 노리고 있다가 주가가 정점을 치고 내려오면 그 정점에서 매도하지 못한 것을 억울해하고 다시 그 정점시세가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주가가 다시 회복되리라는 미련 때문에 어깨 시점에서도 주식을 팔지 못하며 결국 적절한 매도 시점을 놓치고 주가가 급하게 빠지면 뒤늦게 겁을 먹고 훨씬 낮은 가격에 팔기도 하는 것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