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타이거즈 시절 플레이오프(PO)와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김응룡 감독의 심판 길들이기는 유명했다.
1996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정명원에게 노히트노런을 당하자 인천 출신 심판 배정을 문제 삼아 시리즈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했다. 언론에 대놓고 판정에 불만을 드러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고도의 심리전이다. 메이저리그였다면 벌금 징계가 따랐을 텐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너그럽게 이를 받아들였고, 김 감독의 이런 행동을 후배 지도자들이 따라하기도 했다.
2009∼2010 PO를 앞두고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당사자는 김응룡 감독처럼 NBA 최다 10차례 우승 감독인 LA 레이커스의 필 잭슨이다.
두란트는 올해 3년차로 NBA 사상 최연소(21세6개월) 득점왕(30.1점)에 올랐다. 실제 두란트는 올 시즌 경기당 10.2개의 자유투로 최다 기록을 세웠다. 잭슨 감독 외에도 보스턴 셀틱스 케빈 가넷도 똑같은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미국 스포츠에서는 심판들이 슈퍼스타를 보호해주는 ‘보이지 않는 차별’을 하는 게 관행처럼 돼있다. 서부콘퍼런스 1위 레이커스는 19일(한국시간)부터 8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스와 7전4선승제의 PO 1라운드를 벌인다. 두란트가 레이커스전에서 과연 몇 개의 자유투를 얻을지, 레이커스는 의도한대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LA|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