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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재 대란’ 국내 피해 확산… CEO 유럽 출장 올스톱

입력 | 2010-04-20 03:00:00

정준양 회장 유럽서 발묶여
박용만 회장 등 獨방문 무산
수출 하루 2800만달러 차질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유럽지역 항공기 운항이 대거 중단되면서 유럽 출장 일정을 잡았던 재계 총수나 최고경영자(CEO)들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철강협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출국했던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현재 유럽에서 발이 묶인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래 20일 귀국하자마자 몽골로 출국해 몽골 정부와 철강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항공기 결항으로 귀국하지 못해 몽골 일정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두산그룹 경영자들의 독일 출장도 화산재 영향으로 무산됐다. 박용만 ㈜두산 회장과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안토니 헬샴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두산그룹 주요 인사들은 현재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건설장비 전시회인 ‘바우마 2010’ 참석 계획을 접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CEO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었지만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 등 LS그룹 경영진도 19일부터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인 ‘하노버 메세’에 참석하려 했으나 역시 출장이 취소됐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 신분으로 유럽 출장길에 올랐던 허경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표부 대사 내정자는 19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스페인, 미국을 경유해 21일 어렵게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유럽 수출물량이 많은 국내 전자업체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으로 수출하는 휴대전화 물량은 하루 20만 대에 이르는데 유럽시장에는 프리미엄 제품이 주로 수출되고 있어 매출에 타격이 크다.

하이닉스는 매출의 7%를 차지하는 유럽으로 운송이 이뤄지지 못하면 하루에 10억 원 정도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요즘은 공급이 부족해 유럽으로 가지 못한 제품은 다른 곳에서 소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사태가 길어지면 유럽에 가까운 공항으로 제품을 보낸 뒤 거기서 트럭으로 운송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추산에 따르면 이번 화산 폭발로 인한 국내 기업의 유럽발(發) 수출 차질 규모는 하루 평균 2800만 달러(약 311억 원). 19일까지 누적 수출 차질액은 1억1200만 달러나 된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