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월드컵 로또를 사칭한 웹 사이트와 스팸 메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국적 기업을 들먹이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월드컵 시즌의 사기 집단이다. 간단한 스팸 메일부터 정교하게 제작된 공문서까지.
더 많은 피해자들이 생길까봐 우려된다.
최근 남아공월드컵 로또협회라는 제목의 글을 많이 받는다. 남아공에 거주하는 릭이라는 사람은 150만 달러의 상금에 당첨이 됐다는 메일을 받았다. 이런 금액이라면 사기라 할지라도 기분 좋을 것이다. 물론 그럴듯한 확인증과 낯익은 기업들의 로고는 충분히 신빙성 있게 보였을 것이다.
그 업체는 릭에게 말도 안 되는 수령일을 정해주고는 상금을 가져가라고 했다. 그가 거부했을 때 다른 여러 서류와 보험 등을 준비해 주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자신들이 대신 처리해 준다며 355달러를 요구했다. 차라리 상금에서 2000달러까지 가져가라고 했지만 그 사기꾼은 답이 없었다.
물론 이렇게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 사기라는 의심이 커져 오히려 피해 숫자는 적다. 하지만 요즘 들어 젊은층이 많이 애용하는 미니 홈피에서 개인정보를 목표로 한 사기가 또 한창이다.
● 친구 따라 사기 당한다
누구나 함께하고 싶은 월드컵. 게다가 소문으로만 듣던 남아공. 한국 젊은이들 보다 관심을 갖는 외국인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배낭여행을 계획하는 젊은이들의 개인정보는 이렇게 흘러나가고 있다. 공짜 티켓을 빌미로 개인 정보를 입수하고 또 친구 숫자에 따라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다.
친구가 가입한 클럽은 다른 친구들에게 자동적으로 연결되고 이렇게 해서 순식간에 수 천 명의 젊은이들의 신상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월드컵 트로피와 함께 사진을 찍을 기회를 준다는 미끼는 그중 단연 인기가 높다.
이 그룹은 다국적 기업의 이미지를 무단 도용해 결국 꼬리가 잡혔지만 그들의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한 듯하다. 9942명의 개인정보를 이미 수집 했고 그 정보는 익명의 고객들에게 팔려 나갔다.
● 부족한 숙박 시설 노린 사기
전체 액수 중 40%를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고 이보다 더한 곳도 많다.
딱히 확인할 방법이 없는 고객들은 깔끔한 웹사이트와 잘 기재된 주소지를 보고는 쉽게 결재를 한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거액의 금액이 부담스러워 혹 불평이라도 하면 남아공에는 충분한 숙소가 없다며 취소하겠다고 오히려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사기꾼들은 남아공이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 퍼져있다. 예를 들어 입금은행에 W사-케냐(KENYA) 라고 기재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분명 남아공에서 숙박관련업을 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큰 기업이므로 본사가 케냐라는 것이다. 못 믿을 소리다. 사기꾼들은 호텔뿐 아니라 조그만 호스텔의 정보까지 모두 확보한 상태이므로 해외 사이트로 남아공 숙박을 예약하는 한국 여행객들은 특히 주의해야한다.
프리토리아|박요셉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