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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상 언니들, 그러나 안 밉다…왜?

입력 | 2010-04-22 07:00:00

서우 왕지혜 이시영 (왼쪽부터)


서우·왕지혜·이시영 악녀 3인방
안쓰럽고 빈틈도 많아 동정 여론


‘신데렐라 언니’의 서우, ‘개인의 취향’의 왕지혜, ‘부자의 탄생’의 이시영.

요즘 방영되는 드라마에서 극의 흐름을 이끄는 주역들인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극중 역할만 보면 시청자의 미움을 사야 당연한 악녀이지만 오히려 시청자에게 사랑과 동정을 받는 특이한 캐릭터로 인기를 얻는 연기자들이다.

수목극 경쟁에서 독주 중인 KBS 2TV ‘신데렐라 언니’의 서우. 최근 그동안 순하디 순한 동생에서 악녀로 확 돌변했다. 병실에 누워 있는 언니 문근영에게 “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독설을 서슴없이 퍼붓는가 하면, 매사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 초반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그녀는 본격적인 악녀의 모습을 드러낸 이후 오히려 야누스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한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드라마 초반 문근영을 응원하던 시청자들 역시 ‘언니에게 부모의 사랑을 빼앗기고 사랑(천정명)만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애쓰는 처절한 모습이 안쓰럽다’며 동정을 나타내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섹시한 악녀로 출연 중인 왕지혜는 전형적인 ‘풍요 속의 빈곤’. 절친 손예진의 남자 친구 김지석을 빼앗는 데 성공하지만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 이번에는 이민호에게도 작업을 시도하지만 자기의 남자로 만들지 못한다.

시청자들은 왕지혜를 두고 ‘다 가진 듯 보여서 밉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주변의 친구를 보는 것 같다’며 공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시청자의 반응에 대해 ‘개인의 취향’ 관계자는 “최근에는 악녀 역할도 단순히 못되기만 해서는 매력이 없다. 악녀의 모습에 섹시함이나 코믹함 등을 갖춘 입체적인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BS 2TV ‘부자의 탄생’에서 재벌가 악녀로 출연 중인 부태희역의 이시영은 귀엽다 못해 코믹하기까지 하다.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행동과 사치스럽고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미움을 사지만 이내 바보스러워 보일 정도의 빈틈 많은 캐릭터가 시청자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최근 그녀가 드라마에서 미역국을 끓이려다 주위를 미역 천지로 만들거나, 묵비권이라는 단어를 묵찌빠로 생각했던 무식함이 들통나는 장면은 애청자들이 꼽는 ‘이시영표 푼수’ 연기의 명장면들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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