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권거래위 “19개 대형 금융회사 최근 3년간 자료 조사”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맨해튼연방지법에 제소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번에는 19개 대형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회계장부를 분식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금융감독기관인 SEC가 월가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는 바람에 금융위기를 촉발했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 월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메리 샤피로 SEC 위원장은 20일(현지 시간) 미 하원 금융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대형금융회사들이 ‘환매조건부 채권 매매(Repo 105)’를 통해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며 “지난주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했으며 현재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피로 위원장은 또 “대형 금융회사들이 최근 3년 동안 회계기법을 바꿔 적용하고 있는지를 보고하라고 했으며 이 기간 평균 부채가 얼마인지도 적시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는 리먼브러더스처럼 환매조건부 채권 매매를 통해 과다부채를 감추는 금융회사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청문회는 2008년 9월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열렸으며 샤피로 위원장 외에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참석했다. 미국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되고 있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확산됐으며 리먼브러더스는 파산 당시 ‘Repo 105’를 동원해 500억 달러의 부채를 축소해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다. ‘Repo 105’는 예를 들어 105달러짜리 채권을 담보로 100달러를 빌리면서 회계장부에는 부채로 계상하지 않고 단지 자산매각으로만 처리해 부채를 숨기는 회계분식 수법을 말한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