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소식통 밝혀김영철 상장은 하수인일 뿐김정은이 대남공작망 장악맘 먹으면 잠수함 띄울수도
―왜 김정은이 지시했다고 생각하나.
“현재 정찰총국의 주요 결정사항은 그의 비준을 일일이 받아야 한다. 자꾸 정찰총국장인 김영철 상장(한국의 중장)에게 이목이 집중되는데 황 전 비서 암살 지시는 김 상장이 내릴 수준의 것이 아니다. 정찰총국은 지난해 2월 노동당 작전부와 35호실(대외정보조사부)이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과 통폐합하면서 탄생했다.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갓 상장으로 진급한 김 상장이 두 계급 위인 오극렬 차수가 맡고 있던 작전부나 노동당 부장급이 맡았던 35호실을 지휘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지금도 김 상장은 35호실과 작전부 일에 전혀 간섭하지 못하고 있으며 권한도 제한적이다.”
“김정은은 해외 생활을 했기 때문인지 대외 정보 및 공작망을 틀어쥐는 데 매우 집착했다. 2007년 정찰국에 대외 정보기관을 만들라고 명령했지만 해외정보망이 명령 하나로 하루아침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실패했다. 그러자 지난해 2월 김정은은 정찰국에 작전부와 35호실을 포함시킨 뒤 정찰총국으로 격상시키고 모든 권한을 틀어쥐었다. 지금 정찰총국의 권한은 매우 크다. 김정은이 해외 정보 및 공작조직을 장악한 것은 김정일의 승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김정은이 체제 안보를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경찰)보다도 먼저 해외 공작기관을 장악했다는 점이다.”
―황 전 비서는 망명한 지 오래되었는데 왜 이제 와서 암살 기도를 하는가.
“지금 김정은은 아버지에게서 보위부와 보안부의 권력을 넘겨받고 있다. 그런데 자신의 지도력을 입증하려면 정찰총국에서 아버지에게 보여줄 성과물을 낼 필요가 있다. 남한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대해 북의 강경파들이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이것저것 일을 꾸미는 것일 수도 있다. 황 전 비서의 경우엔 상징성도 있다. 철저한 경호를 받던 황 전 비서까지 암살한다면 반북 활동을 벌이는 다른 탈북자들은 훨씬 쉽게 해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려 했을 것이다. 황 전 비서 정도는 돼야 북한에까지 소문이 퍼져 동요하는 내부 간부들에게 배반하면 저렇게 된다는 본보기를 보여줄 수도 있다. 대내용 못지않게 남한에 공포심을 주고 여론을 분열시키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다른 탈북자를 암살해 봐야 이 정도의 효과는 안 나온다.”
―천안함 공격도 김정은의 작품인가.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