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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암살조’ 6년간 남파훈련

입력 | 2010-04-22 03:00:00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기 위해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에서 남파된 2인 암살조는 2004년 이후 6년간 치밀하게 남파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부장 이진한)와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정찰총국 소속 동명관 소좌(36·구속)와 김명호 소좌(36·구속)는 2004년 대남공작원으로 선발된 이후 중국 국경을 넘기 위한 경로를 탐색하는 등 각종 침투 훈련을 받았다. 또 거점 확보 방법과 고정간첩망 접선 방법을 숙지하는 등 대남 임무수행을 위한 특수훈련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동 씨는 해외 위장침투를 위해 영어권 국가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지도원으로부터 남한에서 출판된 영어 교재로 영어회화 수업을 듣기도 했다.

동 씨와 김 씨는 남한에 정착하기 위해 자동차 수리기술을 북한에서 배우는 등 남파 간첩 특별프로그램인 ‘이남화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고 국정원에서 진술했다. 이들은 남한 실정을 잘 이해하기 위해 수년간 남한의 TV 드라마를 계속 시청한 사실도 밝혀졌다.

또 동 씨가 국내에 입국할 당시 황 전 비서의 친척 행세를 한 것은 지난해 11월 남파 당시 정찰총국장 김영철 상장이 “황장엽의 친척으로 위장하는 게 좋겠다”고 직접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로 위장해 남한에 들어온 뒤 동 씨는 합동심문과정에서 “황장엽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승급이 안 되는 불만 때문에 남조선행을 택하게 됐다”는 거짓 구실을 댔다. 검찰과 국정원은 암살요원들이 국내에서 접선하려 했던 고정간첩망을 찾아내기 위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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