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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식 ‘유럽 중심’ 벗으려면…

입력 | 2010-04-23 03:00:00

오늘부터 국제학술대회




유럽 중심주의를 넘어 새로운 세계 인식 방법을 찾기 위한 국제학술대회가 23, 24일 서울 이화여대 이화-SK텔레콤 컨벤션홀에서 이화여대 지구사연구소(소장 조지형) 주관으로 열린다. 지구사는 역사를 종족이나 민족, 국가 단위로 인식하는 것을 거부하고 인류 전체인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로 인식하고자 한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유럽중심주의를 넘어 지구사로’. 지구사의 창시자인 데이비드 크리스천 호주 매쿼리대 교수(이화여대 지구사연구소 석좌교수)와 역사이론의 세계적 권위자인 외른 뤼젠 독일 에센대 교수 등 국내외 학자 7명이 발표를 한다.

크리스천 교수는 22일 미리 배포한 기조발표문 ‘새로운 상상의 공동체-종족사에서 인류전체의 역사로’에서 “유럽 내 특정 지역이나 정체성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서술하는 것은 매우 편협하고 종족 중심적인 역사서술”이라고 비판한 뒤 “유럽도 하나의 지역공동체에 불과하고, 여러 지역 공동체 사이의 거대한 교환 네트워크를 다양한 층위에서 분석하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을 극복하겠다며 또 다른 중심주의로 대체하는 것도 경계한다. 뤼젠 독일 에센대 교수는 발표문 ‘유럽중심주의를 넘어 보편사로-문제와 도전’ 발표에서 “중국의 역사 논의에서는 중국 중심주의가, 아프리카에서는 ‘모든 인류는 궁극적으로 아프리카인이다’는 식의 또 다른 중심주의가 있다”며 “사회공동체가 긴장과 충돌의 관계를 피하기 위해서는 집단중심주의 자체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옥경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는 ‘19세기 말∼20세기 초 한국의 세계사 저·역술서에 나타난 세계 인식’을 발표한다. 1909년 장지연이 쓴 만국사물기원역사(萬國事物起原歷史) 등 6종의 책을 분석해 근대기 한국이 중국 중심 세계관을 극복하는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