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발사체 띄우고 우주 스트레스 날려라”
美-러-유럽 유인우주선 계획해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30년대 중반에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겠다고 최근 선언했다. 달에 인간을 보낸 아폴로계획이 1972년 끝나면서 인류의 발걸음은 40년 가까이 고도 400km의 우주정거장 언저리를 넘나드는 것에 그쳤다. 지구와 달의 거리는 겨우 38만 km. 화성까지는 무려 7800만 km에 이른다. 화성은 달보다 200배나 먼 곳이다. 과연 20, 30년 내에 인류는 화성에 갈 수 있을까?
○ 달 착륙보다 10배 이상 어려워
플라스마 엔진 달면 초속 100km까지
왕복에 2~3년… 궤도-귀환선 따로 발사
화성 궤도선 상상도.사진 제공 NASA
화성 탐사선을 쏘기 위해서는 길일(吉日), 즉 ‘화성이 열리는 날’이 필요하다. 최규홍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명예교수는 “우주선이 가장 적은 에너지로 가장 빨리 화성에 도착하는 날짜가 바로 길일”이라며 “지구를 탈출한 탐사선은 태양 주위를 타원 궤도로 돌며 화성에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탐사선은 엔진의 힘 및 지구와 화성의 중력을 이용해 화성으로 날아간다. 도중에 목성과 토성의 중력, 태양에서 나온 복사열 등도 고려해야 한다.
○ 2∼3년 걸릴 화성 왕복 여행
유럽우주기구(ESA)와 러시아생물의학연구소(IBMP)가 진행하고 있는 모의 화성 탐사 프로그램인 ‘마스500 프로젝트’는 더 구체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우주인이 화성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가상실험을 지구에서 미리 해보는 것이다. 선발된 6명의 우주인은 6월부터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실험시설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 52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는 “가는 데 250일, 돌아오는 데 240일, 화성에서는 30일의 단기 체류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인 정신적 스트레스, 최고 난관”
생명체 찾아내면 인류문명 전환점
2∼3년이 걸리는 화성 여행은 며칠 달에 다녀오거나 몇 달 동안 우주정거장에 머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힘들다. 사람이 우주에 가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등 신체가 약해진다. 그나마 우주정거장에서는 운동기구가 있어 체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좁은 화성 우주선에는 그런 사치를 누리기 어렵다. 병에 걸려도 제대로 치료하기 어렵다. 주광혁 책임연구원은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은 정신 건강”이라며 “2∼3년 좁고 밀폐된 공간에 갇혀 우주여행을 할 경우 우주인들끼리 갈등이 생기기 쉽고,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우주 생명체 발견될까
김상준 경희대 교수는 “솔직히 현재 기술로는 인간을 화성에 보내는 것에 회의적”이라며 “로봇이 사람보다 보내기도 쉽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미국이나 러시아는 화성에 인간을 보내려고 하는 걸까. 1969년 달 착륙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에게 엄청난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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