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내달 3일 경선靑-친이계 지지받고 있지만 ‘세종시’ 친박과 재충돌 부담
친이(친이명박)계 주류 진영은 화합의 명분을 앞세워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 띄우기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주부터 세 차례에 걸쳐 김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할 계획이었던 친이계 안경률 의원은 사석에서 “(친이계의) 뜻이 모아진다면 양보할 수도 있다”고 했고, 중립 성향의 이주영 의원도 “김 의원으로 정해지면 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22일 여전히 “아직 결심한 게 없다”며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한때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렸지만 세종시 문제를 놓고 박 전 대표의 원안 고수에 반대하고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박 전 대표와 사실상 결별한 상태다. 김 의원의 고민은 이런 ‘복잡한’ 위상에서 출발하고 있다.
물론 친이계 일부에선 김 의원과 박 전 대표의 ‘앙금’이 여전한 만큼 김 의원이 화합의 카드가 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 친이계 중진은 “김 의원이 원내대표에 나서면 결국 친박계의 반발을 불러와 당 내분만 격화될 수 있다. 뿌리가 친박인 김 의원에게 세종시나 개헌 같은 중요한 현안을 믿고 맡길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친이계 이병석 의원이 22일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도 ‘김무성 카드’가 막판 무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친박 진영에선 아직 공개적인 반발 기류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김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내주 초에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