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도… 등산객도… 군인도… 전국 150여 분향소 찾아
“이렇게 가다니” 25일 천안함 침몰 희생자 46명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실내체육관은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유가족 한 명이 영정을 쓰다듬으며 흐느끼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희생 장병 장례식이 시작된 25일 군에서 설치한 90개의 분향소와 16개 시도 및 시군구에서 설치한 분향소 등 전국 150여 곳의 분향소에는 수병 46명의 명복을 비는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체육관에 대표 분향소를 설치한 해군은 사령부·사단급 부대가 있는 부산 진해 인천 동해 목포 포항 김포 제주 계룡대와 사건 발생지 인근인 백령도 등 모두 10곳에 추가로 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는 25일 오후 2시부터 29일 낮 12시까지 운영된다. 육군은 사단급 이상 부대 58곳에, 공군은 비행단급 이상 부대 21곳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는 가로 22m, 세로 8m, 높이 6.7m의 제단을 국화 2만5000여 송이로 장식한 채 오후 2시부터 조문객을 맞았다. 경기 성남시 중부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봉준한 군(12)은 “엄마와 오전 7시에 출발해서 왔다가 아직 분향소가 마련되지 않아 집에 다시 다녀왔다”면서 “나라를 지키다가 돌아가신 군인 아저씨들께 ‘고맙다’란 말을 전하려 한다”며 분향소로 향했다. 서울시에서 짤막한 글을 적어 남길 수 있도록 마련한 ‘추모의 벽’에는 세상을 떠난 장병들의 영면을 비는 글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오후 11시까지 3300여 명이 조문을 마쳤다.
경남 창원시 사림동 경남도청 동편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휴일을 맞아 도청 뒤 봉림산 등을 찾았던 등산객들이 많이 찾았다. 해상병 385기로 1995년 입대해 강원함(퇴역 구축함)을 탔던 문근주 씨(36·회사원)는 방명록에 ‘전우들이여, 고생 많았습니다. 행복하게 잠 드소서’라는 글을 남겼다.
평택=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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