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했다. “나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공이 말했다. “선생께서 만일 말씀을 하지 않으시면 저희가 어떻게 도를 전하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하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가? 사계절이 운행되고 온갖 품물이생장하나니, 하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가?”
欲無言은 말로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련다는 뜻이다. 言語道斷(언어도단)의 경지와 통한다. 小子는 저희 문인들이란 말이다. 述은 가르침을 敷衍(부연)해 나가는 祖述(조술)을 말한다. 天何言哉는 반어의 표현이다. ‘四時行焉, 百物生焉’은 사계절이 운행하고 온갖 품물이 생성한다는 말로, 여기에 天道가 드러나 있다는 뜻이다. 주자는 성인의 一動一靜(일동일정)도 妙道(묘도)와 精義(정의)의 드러남이라고 덧붙였다.
공자는 천도가 인간과 자연의 일 속에 間斷(간단)없이 유행하고 있다고 명료하게 깨달았다. 현실은 ‘천도는 옳은가 그른가(天道是耶非耶)’라고 懷疑(회의)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천도유행의 장엄세계를 응시하도록 노력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