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상대적으로 순진한(?) 초등학생들. 초등 5학년 김모 군(11·경기 수원시)은 교실 창밖으로 노란 개나리와 연분홍 벚꽃을 보면 공부하기가 싫다. 이럴 땐 담임선생님에게 “배가 아파요”라고 거짓말한 뒤 화장실로 간다. 변기 뚜껑을 내린 뒤 그 위에 앉아 휴대전화로 게임을 한다.
다음엔 세파에 다소 오염(?)된 중학생들. 중1 최모 양(13·경기 안양시)은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온 뒤 자기 방에서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한다. 최 양은 “학교 숙제는 없니?”라는 아버지의 질문에 “선생님이 숙제를 하나도 안 내줬어요”라고 답한다. 이에 아버지가 “그래도 컴퓨터만 하지 말고 수학 문제집이라도 푸는 게 어떻겠니?”라고 말하면? 최 양은 문제집을 펼치고 아무 보기나 골라 정답표시를 한 뒤 문제집 여백에다 문득 떠오르는 수학공식이나 숫자를 아무렇게나 갈겨쓴다. 그 뒤 아버지에게 보여준다. 아버지가 고개를 갸우뚱하면 “이 문제는 연립일차방적식에 관한 문제인데, 이 부분은 공식을 이용했고, 일부는 제가 암산으로 풀었어요”라고 둘러댄다. 아버지는 이내 만면에 웃음이 가득퍼진다.
“그 친구가 물어보는 거 다 가르쳐주다간 제가 할 일을 다 못해요. 그 친구가 수학이 약한데, 수학까지 잘하면 저를 추월할 수도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닳고 닳은(?) 고등학생들. 고1 임모 군(16·서울 서대문구)은 여자 친구와 ‘만남 50일’을 기념해서 영화를 보러가기로 약속했다. 임 군의 어머니는 임 군이 여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어머니에게 임 군은 첨단 기법을 동원한 지능적인 속임수를 썼다.
먼저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서비스를 이용해 임 군 자신의 휴대전화로 ‘도서관 오면 문자바람. 나는 지금 열람실에 있음’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이 문자메시지가 딱 15분 뒤에 송신되도록 설정을 해놓았다. 이때 ‘발신 번호란’에는 반에서 1등하는 친구의 휴대전화번호를 기입했다. 임 군은 이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어머니가 있는 부엌 식탁 위에 살짝 올려놓고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아니나 다를까. 15분 뒤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자신이 보낸 문자메시지가 수신됐다. 어머니는 “아들아, 문자왔다!”며 문자메시지를 흘깃 쳐다보면서 임 군에게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 임 군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으로 “엄마, 저 도서관 다녀올 게요”라며 집을 나섰고, 어머니는 “공부하다 배고프면 뭐라도 좀 사먹어라”면서 용돈 1만원을 주었다. 물론 임 군은 도서관 대신 극장에 갔다. 어머니가 준 용돈으로 팝콘과 콜라를 사서 여자친구와 함께 ‘육혈포강도단’이란 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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