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찌푸린 날씨는 흥행의 적이다. 간간이 비라도 내린다면 최악이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이 93경기를 소화한 26일 현재 11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지난해 같은 수의 경기를 했을 때 우천 취소는 4경기에 불과했다. 올해는 취소된 경기도 많지만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치른 경기도 많다. 그게 더 나쁘다. 차라리 오전부터 비가 내려 일찌감치 경기를 취소하는 게 팬들에게도 선수들에게도 낫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개 구단의 관중 유치 목표를 집계해 올해 예상 관중을 655만3100명으로 발표했다.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592만5285명보다 10.6% 늘어난 수치다. 1994년 이후 월드컵이 열렸던 해마다 프로야구 관중이 전년보다 감소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대단한 자신감이다.
다행히 지난 주말은 날씨가 좋았다. 그 덕분에 25일 역대 세 번째로 빠른 페이스로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모처럼 화창한 주말 날씨에 한숨 돌린 셈이다. 그러나 개막 이전 대단했던 자신감에 비해 전체 관중은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지난해 흥행을 주도한 롯데와 KIA의 성적이 부진한 것도 목표 달성에는 악재다.
팀이 우승하려면 여러 요인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직 월드컵은 시작도 안했다. ‘가정의 달’ 5월 날씨가 문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