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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 野]650만 관중? 날씨에 물어봐!

입력 | 2010-04-27 03:00:00


햇빛 보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최근 일조량 부족으로 피해를 본 전국 3만여 농가에 약 35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상 처음이다. 상심한 농민들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프로야구 관계자들도 날씨 태문에 애가 탄다.

잔뜩 찌푸린 날씨는 흥행의 적이다. 간간이 비라도 내린다면 최악이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이 93경기를 소화한 26일 현재 11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지난해 같은 수의 경기를 했을 때 우천 취소는 4경기에 불과했다. 올해는 취소된 경기도 많지만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치른 경기도 많다. 그게 더 나쁘다. 차라리 오전부터 비가 내려 일찌감치 경기를 취소하는 게 팬들에게도 선수들에게도 낫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개 구단의 관중 유치 목표를 집계해 올해 예상 관중을 655만3100명으로 발표했다.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592만5285명보다 10.6% 늘어난 수치다. 1994년 이후 월드컵이 열렸던 해마다 프로야구 관중이 전년보다 감소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대단한 자신감이다.

시범경기는 길조였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2.7배나 많은 역대 최다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개막전은 쾌조였다. 전국 4개 구장이 모두 만원 사례였다. 하지만 서울의 봄 평균기온이 1996년 이후 가장 낮을 정도로 이상저온이 계속된 데다 궂은 날씨와 황사가 이어지면서 관중도 줄었다. 전체 71경기를 치른 18일까지는 평균 관중이 지난해보다 많았지만 이후부터 줄기 시작했다.

다행히 지난 주말은 날씨가 좋았다. 그 덕분에 25일 역대 세 번째로 빠른 페이스로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모처럼 화창한 주말 날씨에 한숨 돌린 셈이다. 그러나 개막 이전 대단했던 자신감에 비해 전체 관중은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지난해 흥행을 주도한 롯데와 KIA의 성적이 부진한 것도 목표 달성에는 악재다.

팀이 우승하려면 여러 요인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직 월드컵은 시작도 안했다. ‘가정의 달’ 5월 날씨가 문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